내가 초등학생 때 기원에서 접바둑으로 바둑을 처음 배웠어.

짜장면 한그릇을 사준다는 말에 넘어가서 배웠지. 10집 이길때마다 천원씩 받아서

악착같이 상대 대마를 잡으려고 바둑을 뒀다.

기원 3급인 할아버지한테 처음에는 9점을 두고 배우면서, 큰 서점들을 돌아다니며 바둑 서적들을 전부 공부했었어.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 할아버지가 나한테 6점을 둬도 못이기게 되었음.

그 할아버지는 지금은 돌아가셨는데, 솔직히 참 슬프다.

최근에는 접바둑이 너무 힘들어서 기원에서 바둑을 잘 안두었는데

돌아가시고 나니까 왠지 마음이 섭섭했음.

마치 고스트 바둑왕에서 사이가 사라진 기분이랄까.

그럴 줄 알았으면 좀 더 많이 바둑을 두는 거였는데.

비록 바둑으로 엮인 사이었지만, 나는 큰 공황을 느끼고

삶이란 무엇인가 고민하며 방황을 했었다.

지금은 그 답을 찾고 내 길을 걸어가는 중이지.

바둑과 본업에서 나는 인생의 답을 갈구하고 있어.

비록 취미로 바둑을 즐기는 사람이지만 한 판, 한 판에

단순히 승패만을 떠나서 내 바둑이란 무엇이다. 내 성격이나 특성 그런 의식들을 표현하려고 하면서 바둑을 둬.

내가 바둑에서 흥미를 갖고 있는 것은 바로 수순의 묘야.

수순을 바꾼 것 만으로 다른 형태가 나타난다는 것이 신기하다.

나는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