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坂田 수필 33, 34

SGm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9.13 21:28:30
조회 367 추천 13 댓글 0

<오골허심>


원래 나는 문학에는 별로 소질이 없다.

내 형편으로는 인허장에 서명할 정도면 족하다.

가끔 색지 등에 휘호를 부탁받으면 불안해진다. 쓸 문구에도 당황한다.

좌우명이라는 것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타인의 수양과 바둑의 향상에 보탬이 되는 편리한 자료도 잘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그냥 있을 수도 없으므로 몇 가지 준비는 하고 있다.

그 중에서 두세가지 소개하면 우선 '독립자존'.

이것은 게이오대학을 창설한 후쿠가와 유키치 선생이 즐겨 쓴 문구라 하는데

그 깊은 뜻은 알 수 없으나 어떤 난국에 직면해도 자기 이외에는 의지할 곳 없는 승부사의 입장을 그대로 표현했다고 생각되며

더욱이 색지에 쓰기 알맞기 때문에 가장 좋아한다.

'오골허심'이라는 문구도 가끔 쓴다.

이것은 1955년의 봄, 내가 9단에 승단했을 때 당시의 수상 하토야마 씨가 색지에 써 준 것이다.

어디서 나온 문구인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하토야마 씨가 직접 쓴 글귀인지도 모르겠다.

오(傲)라는 글자는 오연이라든지 오만 등으로 사용되어 좀 마음에 거슬리나,

이것은 기도(棋道)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일단 바둑판을 향하면 자기를 높이고 상대에게 양보하지 않되

바둑판을 떠난 후에는 어디까지나 겸허하라 하는 것이 보통의 해석인 듯 하다.

그러나 나는 다른 해석을 한다.

바둑판을 향했을 때도 이 대립되는 두 가지 마음이 동시에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승부를 겨루는 이상 어디까지나 상대방을 넘어뜨려야 하는 기개는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투지를 노골화하면 그것 때문에 냉정을 잃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투지와 냉정을 중심에 공존시키는 승부사의 이상적인 심경을 이 네 글자가 가르쳐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제한시간에 대하여>


옛날 본인방 죠와와 아카보시 인테츠 사이에 벌어진 유명한 쟁기는 한 판에 5일이 걸렸다고 한다.

패한 아카보시는 피로한 나머지 토혈하여 26세의 청춘으로 세상을 떠났다.

메이지 시대에 들어와서는 이와 같이 비창한 사실은 없어졌으나 

그래도 다이쇼 말기에 행해진 본인방 슈사이 대 가리가네 준이치의 일국은 6일이 걸렸다.

그때까지는 아직 대국에 제한시간이 없었다. 

시간제한이 실시케 된 것은 기사의 건강관리가 주요한 목적이 아닌가 생각된다.

내가 알기에는 제한시간제가 시작된 시기에는 30시간제도 있었다.

지금의 큰 공식전은 대개 제한시간 10시간으로 이틀간에 걸쳐 두게 된다.

그러나 기사들의 대국횟수가 점차 늘어나는 경향이 있으므로 제한시간에 대해 재검토를 가할 시기는 머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모든 것이 스피드의 시대에 바둑만 예외로 다룰 수 없을 것이다.

하루로 끝내야한다는 소리를 듣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면 어느 정도로 단축하면 좋을까 하면 그것은 상당히 어렵다.

제한시간이 적으면 좋은 바둑을 둘 수 없다고 걱정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즈음의 공식전 결과에서는 진 쪽이 시간을 더 소비한 경우가 많다.

그것은 바둑이 불리하니까 더욱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으나

오래 생각해도 반드시 좋은 수를 둘 수 없었다고도 할 수도 있다.

내 생각으로는 전문기사인 이상 10시간이든 3시간이든 주어진 제한시간 내에서 둘 수 있도록 자신을 훈련시켜야 한다고 믿고 있다.

시간을 쓰는 방법도 작전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원기왕성한 청년시절에는 1분 초읽기에 몰려도 어느 정도 둘 수 있었지만

피로하기 쉬운 나이가 되면 종국까지 시간을 좀 남겨서 두어나가도록 배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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