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한국바둑계의 몰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고 그 책임의 정도는 단연 한국기원 측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지만,

한국바둑이 이 지경이 되도록 방치한 것이나 다름없는

바둑계에서 절대적인 위치에 계신 레전드 기사들, 원로들에게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1등이라는 자리는 개인적인 실력으로 오를 수 있는 자리지만, 거기에는 바둑계 인사로서 바둑계를 발전시킬 책임도 따른다고 생각합니다

바둑이 개인 플레이로 "나만 이기면 돼!"라는 마인드로 임하는 게임이지만,

바둑이 '시장'으로 형성되는 순간, 바둑계의 파이를 넓혀야 하는 건 바둑계에 종사하는 사람 모두의 의무나 다름없습니다

일단 시장규모가 커야 뛰는 선수들도 의욕이 세지 않을까요

한국바둑리그보다 훨씬 많은 용병 수당을 주는 중국바둑리그에서 더 열심히 두게 될 수 밖에 없는 건 인지상정아닐까요?

그런데 바둑계 부흥에 대한 노력이 그동안의 1인자들, 원로들에게서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 망하고 난 뒤 1인자가 무슨 소용입니까

만약에나 박정환이 10년 연속 세계대회 전대회를 석권한들 일반인들이 아무 관심이 없는데 무슨 소용입니까

조훈현 9단이 초대 응씨배를 이기고 카 퍼레이드를 할 정도로 바둑계 인지도가 높았고

이창호 9단이 최초로 상금 연10억 돌파했을 때 이승엽 선수 연봉이 1억이었는데

이지경이 될 때까지

영향력 강하신 분들께서 왜 가만히만 계셨는지...

바둑만 두셔서 경제적 관념이 있는 분이 전혀 안계신 건지...

그동안의 바둑의 인기에 취했는지도 모릅니다

이세돌 9단의 행보가 그나마 바둑계에 대해 고민이 담겨 있어 보여서 응원했는데 결국 이렇게 됐네요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