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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깍이 바둑 입문기

ㅇㅇ(119.71) 2015.07.17 22:14:56
조회 1892 추천 30 댓글 5
														

바둑 5개월 입문기


1. 입문


바국에 심취하게 되는 계기야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요.

대학 시절에 주변 친구들이 바둑을 두고,

직장에서 동료들이 바둑을 많이 두었는데도 끌림이 없다가

나이 먹고 불현듯 바둑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선 위 네개 돌이 둘러싸면 잡는다는 규칙 하나만 알고 있었으니

tv바둑을 봐도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지요.

축이 뭔지도, 환격이 뭔지도 모르고

프로들 대국을 보니 단수인데도 안 따내는 것이 이상했고

하여간 신비로왔습니다.


그래도 그냥 대국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더군요.


그러다 본격적으로 공부를 해보고 싶은 맘이 생겼습니다.

입문용 도서는 많이 있던데

두어권 골라서 봤는데 적응이 안되어서


최종적으로 선택한 것이


'노영하의 바둑 입문' cd 였습니다.



2. 기초


해설자로 명망 높은 노영하 사범님의 입문 cd는

상당히 알차게 잘 만들어졌습니다.


이음과 끊음 부터 시작해서 (처음에는 이게 왜 중요한지도 몰랐습니다.)

축, 장문 등과 여러 격언들도 배우고

간단한 기초 정석과 수상전에 대한 내용도 배웠습니다.


사활, 수상전 파트로 넘어가니

머릿 속에 기억하면서 두어야 할 돌의 갯수가 늘어나

꽤 힘들어서

반복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3. 대국


이제 막 기초 지식만 얻은 데다가

대국 경험이 전무하다보니

온라인 대국 같은 것은 상대방에게 피해만 줄 것 같아

사부님을 한 분 모셧습니다.


Zenith (젠) 사범님.


정말 착한 사범님이네요.

두다가 내가 기분 상해서 판을 엎어도 화내지 않고

마음대로 휴식 취해도 뭐라 하지 않으시고

아무때나 대국 신청해도 늘 변함 없이 절 작살내 주시고...


처음에, 9점 깔고 젠 사범님에게 대국 신청을 했습니다.


결과는....

돌이 거의 다 잡히고 만방으로 깨졌습니다.


소위 판짜기가 안됩니다.

귀의 정석만 끝나면 돌을 어디로 향해야 할지도 모르고

돌끼리 맞붙으면 내 돌들은 마법처럼 잡혀 사라져 버립니다.


공부가 부족함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4. 사활


마둑은 수읽기와 행마가 전부라고 고수들이 말하는 글을 읽었습니다.

제가 즐겨읽는 무협 소설과 비교하여

수읽기는 내공이요 행마는 초식이라고도 누가 하더군요.


'권(拳)을 익히고 공(功)이 없으면 늙어서 일장춘몽이요,

공을 익히고 권이 없으면 노없는 배와 같다.'


정말 멋진 말입니다.


입문부터 프로까지 누구나 한다는 사뢀 공부를 시작하기로 합니다.


Graded Go Problems for beginners 시리즈 책을 구했습니다.

4권 짜리로 일본의 Kano Yoshinori 9단이 지은 것인데

영어로 번역되어 나온 책입니다.


각 권당 300개 이상의 문제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사활, 패, 초반 포석, 수상전 등에 관한 문제들인데


책 표지에 나오는 적합 급수는 사실 말이 안되고

인터넷 외국 바둑 사이트에서는

3권은 10급~5급, 4권은 5급~1단 수준이라도 합니다.


1,2권은 비교적 쉽고

3,4권은 까다로운 문제가 많습니다.


먼저, 쉬운 1~2권의 문제를 풀면서

눈으로 돌의 그림을 그리려고 노력을 했는데

처음에는 쉽지 않네요.


3권부터는 MultiGo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sgf파일로 문제를 넣으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viewimage.php?id=2fbcd433ee&no=29bcc427b08b77a16fb3dab004c86b6f7b8421e3740e1c69441edd4f2eb0f8a13a9e60a985fd076e6d16ff6dcd782b9a6b5ab2d475c1fe


위와 같은 귀삼수 문제도 나옵니다.


5. 접바둑


Graded go problems 시리즈를 공부하면서

머릿 속에 돌의 그림을 그리는 연습을 하고


유벙호 9단의 '필승 접바둑' 강좌를 병행했습니다.

초반에 어떤 식으로 판짜기를 하는 가에 대한 강의가 정말 좋았습니다.


대충 어떤 식으로 진행하는 가에 대한 감은 잡았는데

포석이 끝나고 젠 사범님이 변 쪽에 붙이거나

내 영역 속에 침투해 오면

대처가 잘 안됩니다.

이리저리 두다 보면 내 변은 다 깨지고

목숨만 부지하는게 태반...



6. 행마


Graded go problems 3권을 공부하면서

(이 책 정말 좋네요.

해답은 1~3수 정도만 나올 정도로 불친절 하지만

나름 다른 변형도를 만들어 보며 공부하니 정말 재밌습니다.

서서히 돌의 윤곽도 머리 속에 들어오는 느낌.)


정수현 교수님의

'초보자 중반전 노하우 (51강)'

'격언을 알면 바둑이 보인다 (51강)'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찾던 바로 그 강의 입니다.


변에 침입했을 때 응징하는 법

약한 적 진 속에 침입하는 법

세력을 이용해 싸우는 법 등


변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 내용들을 정말 알기 쉽고 재미있게 가르쳐 주십니다.


위 두 강의를 다 듣고 나니 나름 자신감이 생겨서

대국 신청을 해 봅니다.


젠 사범님이 나를 무시하고 크게 벌려 놓은 영역에 침투하여

내 진영으로 무사히 넘어오기도 해보고


내 진 속에 침입했을 때

무리한 침입은 응징하고

성립되는 침입은 정석적으로 처리하는 등.


아직은 허접하지만 그런대로

모양을 갖춘 대국이 이루어 집니다.



7. 4점


어느덧 입문한지 5개월 여 가까이 되네요.

젠 사범님과의 대국은 4점까지 왔습니다.


서로 맞둘 수 있는 정도까지 되어야

온라인 대국을 맛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요즘도

Graded go problems 3권 & 4권 과

정수현 교수님의 강의 반복 공부 중입니다.



8. 사족


바둑은 생각할수록 오묘하고 신비롭네요.

쉽게 생각하면 361개의 착점을 교대로 두는 것이니

361!(팩토리얼)의 경우의 수가 나오지만

이게 계산이 불가능한 숫자인데다가

패가 있고, 돌을 따낸 곳에 들어 갈 수 있는 경우도 있고...


우주 전체 원자의 수보다도 그 경우의 수가 많다고 하니

대체 어느 정도나 될까요.


가장 디지털에 적합한 것 같으면서도

그 디지털의 한계를 느끼게 하는 무한의 영역.


바둑은 끝이 없는 길이라죠.

프로기사들은 그 길을 앞장서서 걷는 사람들이고

일반 동호인들은 그 길을 걷기 시작한 사람들.


저는 그런 길이 진짜 있는 가

근처에 가서  구경이나 해보고 싶어

이제 마악 걸음마를 배우고 있죠.

남들과 어울려 즐겁게 그 길을 걷게 될지

아니면 걸음마만 배우다 끝나게 될지 모르지만

평생 공부거리가 하나 있다는것 자체로 즐겁기만 합니다.


이 곳 바둑 갤러리에 좋은 글 써주시고

정보 공유로 많은 도움 주시는

모든 기우 여러분들께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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