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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성, 독기, 승부

ㅇㅇ(175.115) 2015.06.21 03:44:20
조회 508 추천 13 댓글 4

저격글은 아니고...

그냥 그저께 일이 생각나서 씀


미인아가 대창에서 채팅을 좀 하는데

우연히 타이밍이 맞아 몇 마디 하는거 봤음


누군가가

9단쯤 되면 자기자신 잘 다스리지 않냐고 물으니까


미인아 왈

그런거없다, 그런건 반상에서나 가능하다, 반상이라면 내가 잘 컨트롤 할 수 있다

난 바둑 지면 물건 막 집어던진다



허허

놀랐다

과장이 섞였건 아니건

저 정도의 승부욕과 근성을 갖춘단 건 어떤 의미일까를 생각해봄


어린아이들..

지면 분해한다

이 국수도 어릴때 지면 화장실가서 몰래 울었지.. 유명한 에피소드

게다가 상대 돌을 무작정 잡자고 달려든다

목 사범은 어릴때 사범한테 많이 혼났다고 함

살아있는데 왜 잡으려 덤비냐고 ㅋㅋ

뭐 그래도 일단 거기서 싸우는 힘이 생긴다

승부욕과 독기도 갖춘다

그런 거 타고나는거 자체도 재능의 일부라 본다

어려워보이는 상대지만

까짓거! 하면서 당당히 맞서 부딪혀 보는거..

깨지면 또 달려드는 거..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를 걸어보는 결단력..


내가 감히 말하기는 실례겠지만

프로들도 승부와 별개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많다

승부.. 어렵다

자기자신을 극한의 상황 속으로 내몰고 그걸 이겨내야한다

젊은 시절 잠깐 아닐까?

체력도 받쳐주고 집중력도 살아있다

감각은 날카롭고 수는 빨리 보인다

그러나 안타깝게 그것이 오래 가진 않는다

장기간 토너먼트 기사로 활동하는 분들이 대단한 것.


난 유약하다

내 딴에는 유연한 바둑을 둔다고 하는데

가끔 고수들이 복기해줄때 코멘트는

느슨하다, 승부를 결정지을 땐 결정지어야 한다, 너무 낙관한다 등등..

하하 그냥 자체로 약하단 소리.

난 삶에 많이 지치긴 했다

반상에서까지 그 싸움을 피곤하게 이어가고 싶지 않았던 것인가.

내가 '이 한판만은!' 하면서 이기려는 마음 갖고 둔 바둑이 몇 년 전인가..

이젠 마음에 불이 붙지 않는 것이다

더 늘고 싶은 마음?

물론 아직 남아있긴 하다

그렇게 많은 나이도 아니고 아직 발전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스스로 자위하긴 하는데

뭐 모르지. 이미 끝났는지도.


'이 한판만은!' 하며 달려들었다가 패배하게 되면 상처를 입는다

난 거기서 도망치려 했던 거다

그래서 적당히 뒀던 거다

그래야 져도 자위할 수 있으니까.

유창혁..

초중반의 판짜기는 정말 훌륭했다

(최근엔 그 타이틀로 책도 냈던데..)

그러나 후반이 아쉬웠다

무서운 낙관이었다..

이렇게 해도 이기고 저렇게 해도 이기지~ 하며 두었다가 역전을 당하는 것이다

듣기로는 어릴 때 몸이 좀 약했다던데..

그래서 초중반 우세확립 이후

후반을 '적당히' 뒀던 거 아닐까?

대국이 길어지면 피곤하다..

그냥 빨리 대국을 끝내고 싶다..

어차피 내가 크게 유리한데 여기저기 양보 좀 해도 괜찮다..

아마추어 시절의 그런 습관이 입단 후에까지 이어진 거 아닐까?

뭐 궤변이라고 해도 할말없지만..


나도 그런걸까?

무엇보다 시간이 문제다

어느 아마추어가 안 그렇겠냐마는

바둑에 쏟을 시간이 길어지면 안 되는 입장인 것이다

난 다른 일을 해야한다

지금은 바둑을 할 때가 아니다..

그래도 바둑은 즐거운 것이니 어찌 안 두랴

개념없는 속기파가 되어가는 것이지

손이 쉽게쉽게 나간다

나 역시 지독한 낙관파이니..


생활이 조금 안정된다면 좋겠다

그래서 시간을 좀 더 쓰더라도

완성도 있게 한판을 마무리하고싶기도 하다

정말 최선을 다해..

하하 내 기보 누가 본다고?

적긴 하지만 베팅 아저씨들 와서 보잖아?

음 그렇긴 하지만..


생활의 안정?

뤄시허가 결혼 이후 삼성배를 먹었었지

자기 입으로 그랬나?

결혼하고 마음이 편해져서 성적이 좋아진거 같다고..

정확히는 기억 안 나네

근데 이국수는 결혼 이후 내리막인데?

그건 나이 탓이지..


어쨌든 다시 돌아와본다

근성과 독기..

물건을 집어던질만큼..

음 난 부족했어

비겁하게 뒤로 숨었던거지

싸워보고자 하는 마음, 도전하는 마음, 극복해야겠다는 마음

내가 그런거 제대로 가져본 적 있었나?

분명 끊을 수 있었음에도

복잡한게 귀찮고, 내 수읽기에 자신이 없고, 변화가 너무도 두려워서

슬며시 집으로 가자는 적당주의에 사로잡혀 둔 게 대체 몇백판인가..

내 바둑은 거기서 죽었는지 모른다.

도무지 생명력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겠지

반상에서만 그랬나?

내 일상도 결국 마찬가지 아니었던가..

실패가 두려워서 도전도 못하고 말이지

음 이거 쓰면서 대충 알겠다

그런데, 안다고 한들 내가 바뀔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

그래도! 이거 모르고 살아갔을 것보단 낫다는 생각으로

이만 쓰겠다

쓸데없이 길어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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