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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국세해(病局細解)] 3-1 털남자 vs. 한남자

등장인물 : 김혜림 사범님(프로 2단, 이하 '림'), 털남자(아마 타이젬 5단?, 이하 '털')

장소협찬 : 꽃보다 바둑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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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이 바둑은 머나면 옛날, 같은 5단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체계가 안잡혀있던 시절 둔 것임을 감안해주세요. 아...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구나.

어쨌든 털남자를 상대하는 한남자는 누구일까요? 그럼 병국세해 3국 시작합니다!

병국세해 제 3국 4점 접바둑 털남자 흑 불계패

털 : 사범님, 오늘은 이 바둑 복기해주세요.

림 : 네. 접바둑이네요. 흑이세요, 백이세요? (-_-)절....대지존?!?!? (O_O) 누군지 알고 두신 거예요?

털 : 네, 조한승 사범님이요. 예전에 손근기 사범님 방송에서 지도받을 기회가 있었어요.

림 : 와~ 완전 대박인걸요.

장면도 1.

림 : 초반부터 복잡한 변화를 두셨네요.

털 : 네.

림 : 접바둑을 둘 때, 흑은 최대한 간명한 정석을 택하는게 좋아요. 흑이 아는 정석을 백이 모르기가 쉽지 않잖아요. 복잡한 정석에서 살짝 비틀면 백이 이득을 볼 가능성이 훨씬 더 높겟죠.

털 : '대박 지더라도 내 평소 모습대로 두자.'라고 생각해서요. 승부라 생각했다면 간단하게 뒀겠죠.

참고도 1.

림 : 그것도 일리는 있지만 역시 이렇게 간단하게 두고 싶어요. 4점의 위력을 살려야 하는데 자칫 초반에 귀 하나가 날아가면 거의 맞바둑이 되거든요. 그렇게 되면 힘들게 얻은 기회가 소용없어지잖아요.

털 : 그렇게 생각하니 중요한 문제군요. 다음번에 지도기 받을 일이 생긴다면 명심하겠습니다.

장면도 2. 

림 : 초반에 패가 났네요. 

털 : 그냥 '백이 따내면 이어서 잡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백 15가 딱! 하고 놓여지는 순간 정말 멍해져 버렸어요.

림 : 생각하기 힘든 맥점이죠. 두는 쪽은 정말 기분 좋고 상대는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저런 수를 당하면 홀린 듯이 실수가 이어지죠.

털 : 제가 딱 그랬습니다.

장면도 3. 

림 : 그래도 여기서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백이 패를 이긴다고 해도 귀가 자충이라 하변 흑은 살아있거든요. 그렇게 생각하면 이부분은 버려두고 그냥 두어 나가는게 좋을지도 몰라요.

털 : 어? 정말 그렇네요. 그런 판단 하나로 패의 크기가 완전 달라보이는 데요? 물론 그래도 크긴 하지만요.

림 : 네, 그래도 넉점이니까 나머지 부분을 잘 지켜나가면 되지요. (6을 두며) 아! 이런 걸 배우셔야 돼요. 고급 테크닉인데, 패감을 키우는 거죠.

털 : 하수가 패에 목숨을 걸 것임을 직감하셨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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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터 패가 나서 털리고 있는 털남자. 어디까지 털릴 것인가? 그리고 패감 공작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일까? 원래 거기까지 다루려 했지만 이미지 5장 제한으로 인해 다음편으로 넘어간다. 다음 편 '[병국세해(病局細解)] 3-2 반도의 흔한 패감공작'이 언젠가 이어집니다.

덤으로 이어지는 Q&A

Q1. 이런 만담 컨셉의 바둑교육용 책이 있으면 참 좋을텐데..ㅎㅎ

A1. 월간바둑 찾아보면 이런 식의 컨셉은 많다. 단지 병국세해는 리얼 대화라는 것이 생동감을 좀 더 불어넣어 주는 듯하다.

Q2. 오늘알았는데 바둑판에는 알파벳i가 없다.

A2. 바둑판 따라 다르다. 멀티고엔 없고, 타이젬에는 있다. 

Q3. 백11로 지키고 혼나니 뜨끔...!!! 나도 그래도 거기가 명당이네~ 하고 있었는데...

A3. 매번 말하지만 그것이 바로 병국세해의 가장 큰 매력이다.

Q4. 기보 들고가면 복기해주는 거는 회원이면 다 해주는 건가? 아니면 그런 강좌가 따로 있는 건가?

A4. 기본적으로는 다 해주시지만 사범님들도 뭔가 일을 계속 하시기 때문에 죄송해서 보통은 거의 강의 중에 받는다. 인기도 많을 거 같고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되게 '복기 1회당 얼마' 식으로 유료화 건의도 했는데 어떻게 하실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