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역할이 거의 없다는 걸 깨달았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오더도 미리 짜놓고서 선수들이 알아서 스케줄에 맞도록 컨디션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지.

박정환 선수가 리그 시간에도 편안히 인터넷바둑을 두면서 컨디션 관리를 할 수 있었던 이유가 그런 거다.

무슨 상대팀 감독처럼 속기기전 우승한 선수를 꾸준히 장고대국에만 출전시키고, 속기에만 유독 강한 선수를 장고/속기대국에 번걸아 내놓는 꼼수 같은 걸 부리지 않았다는 게 대단하다.

당연히 상대 팀 선수들은 리그 기간 내내 체력소모가 엄청났을 거다.

오죽했으면 이원영 선수가 자기가 무척 피곤하다고 캐스터에게 호소했을까.

마치 자기가 똑똑하다고 착각하는 타저씨들이 베팅을 자주 할수록 타이젬 수익만 들어나고, 주식꾼들이 매매를 자주 할수록 증권사들만 돈을 버는 이유와 같지.

그냥 잔머리 굴리지 않고 원칙과 정도에 따라 베팅/매매를 자제해야 수익이 생긴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과 같다.

이왕이면 이상훈 감독은 검토에도 참여하지 말고 그냥 멀찍이 선수동향만 파악하고 팀을 관리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했으면 더 좋았을 거 같다.

자기가 뭔가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는 착각을 버리고 자신의 역할을 깨닫는 순간 큰 일을 내는 법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