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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순의 중요성 + 옛날 썰

아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12.07 13:37:00
조회 713 추천 11 댓글 10
														

먼저 옛날 이야기 하나 해보려고 합니다.

7-8년 정도 된 거 같군요.
고등학생이었는데, 반에서 바둑 같이 두었던 친구 두 명이랑 일단 야자 튀고 나왔습니다.

나오긴 했지만 그날 따라 딱히 할 게 없던 저희는 심각한 고민 끝에
'기원'에 한 번 가보자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 때도 역시 기원은 형편이 썩 좋은 상황은 아니었고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이라 어딘지도 모를 기원을 찾아 계속 걸어다녔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하나 발견했죠.

셋 다 모두 기원은 처음이라 어색어색 하면서 기원문을 슬쩍 열고 고개만 빠꼼 하며 안을 들여다보았는데
저녁시간이라 그런지 두 분 밖에 안 계시는 것이었습니다.
한 분이 저희를 발견하고 어서 들어오라 하시길래 쭈뼛쭈뼛 들어갔는데..

저희는 저희끼리 두려고 간 것이었지만, 아저씨 한 분이 셋 중 누가 제일 잘 두냐 물어보시고

셋 다 타이젬 1-2단 수준이었지만 두 놈이 저를 가리키길래 아저씨와 일단 마주 앉았습니다.

그리고는 호선바둑(...)을 시작했는데 아래 기보가 그것입니다.

제가 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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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수 이후로는 기억이 나질 않군요. 저기서 백이 뛰어나오면서 싸움이 벌어졌는데

우상 흑 일대가 전부 잡히면서 제가 던졌습니다.


흑 11 이하의 이상한 수법은, 책에서 하나 봐둔 게 있어서 둔 것이었습니다.

흑이 가볍고 발빠르게 타개했다고 쓰여져 있길래 기억에 남아 써보았지만 최악이었죠.

책에서는 백의 귀가 소목이었고 흑이 저렇게 두어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책에서 뭔가 하나 습득하면 꼭 써먹어보고 싶었던 그 시절, 선악도 모르고 그저 따라해 본 것이었죠.


19 이하의 귀에서의 상용처리도 그 당시는 잘 몰랐습니다.

초보적인 내용이지만, 오늘 글의 주제가 되기도 하는 수순의 중요성과도 관련있으니 한 번 더 자세히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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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의 단수를 치기 전에 7로 하나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하죠.

보통 이렇게 될 자리입니다.

백 집 속에 7 하나가 심어져있기에 약간의 뒷맛을 노릴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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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에서 흑이 노릴 수 있는 곳은 A와 B 두 가지인데..

이것을 알아두시면 편합니다.

"100% 그렇게 받을 수 밖에 없는 자리는, 나중에 해라"

이것은 꽤나 중요한 개념이라 생각됩니다.

A의 단수에 대해서 백이 다르게 받는 수는 없지요. D뿐입니다.

그렇다면 A는 나중에 해도 된다는 것입니다.

B를 볼까요? B는 주위 배석에 따라서 백의 응수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B의 들여다봄에 백의 응수가 E 하나 뿐이라면, 수순을 신경쓸 필요조차 없겠죠.


그러나 제가 두었던 실전보처럼 A의 단수를 먼저 결정지어서 D자리에 백돌을 오게 한다면,

백이 B의 들여다봄에 대해 E로 이어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백은 C로 받겠죠. 흑의 손해입니다.



다른 예를 좀 소개해보겠습니다.

문제 형식으로 내볼게요. 풀어보시면 자연스럽게 터득하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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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수법사전에서 가져왔습니다.

백1로 뛴 장면.

흑이 두어볼 수 있는 자리가 두 개 정도 눈에 띕니다.

A도 나름의 급소이며, B의 들여다봄은 상대를 무겁게 하는 좋은 수법이죠.

수순을 신경써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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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대국이죠. 주장전에서 만난 섭위평과 후지사와(백)의 대국입니다.

백이 수순의 묘로 득을 봅니다.

제가 하수라 그런진 몰라도, 저는 이 장면 놓아보며 감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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