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바둑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몇 가지가 있겠습니다.

1) 하드웨어적 발전 - 현재 방식 컴퓨터의 발전

2) 하드웨어적 발전 - 다른 방식의 하드웨어 사용 (양자 컴퓨터, 신경망 컴퓨터)

1) 은 힘들어 보입니다. 현재 방식 컴퓨터의 속도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고 그 한계에 거의 도달했다고 합니다.

2) 도 단기간에는 힘들어 보입니다.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이죠.

3) 의 경우는 가능성이 약간은 있어 보입니다.

몬테카를로 메소드로는 안될거고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바둑 소프트웨어라면 가능할 겁니다.

다만 문제는 사람이 바둑의 원리를 모르기 때문에 그걸 바둑 소프트웨어에 넣을 수도 없다는 것.

따라서 컴퓨터 바둑에서의 획기적 발전은 컴퓨터 분야에서의 발전이 아니라 바둑인들이 바둑의 원리를 찾느냐의 문제일 것 같습니다.

이게 대체 뭔소린가 하시는 분들은 아래를 읽어보세요.

인간은 컴퓨터처럼 사고하지 않습니다.

폰 노이만 등등의 컴퓨터의 선구자들은 컴퓨터가 인간의 사고를 흉내내는 것을 목표로 하였으나 

컴퓨터와 인간의 사고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는게 현재의 정설이죠.

인간의 뇌는 그 안의 뉴런들의 연결이 강화, 약화, 연결, 끊어짐. 이 넷의 과정을 통해 변합니다.

어떤 뉴런들간의 연결을 통해 신호가 지나간 후 긍정적 결과를 얻었다면 피드백을 통해 그 연결이 강화되는 식이죠.

그런데 이런 뇌의 변화를 통해 인간이 무언가를 배운다고 해서 인간 자신이 뭘 배웠는지를 아는건 아닙니다.

흔히 말하는 '감'이 있다는 것이 이런 것입니다.

쉬운 예로는 걸음마가 있겠습니다.

시행착오를 통해 뇌는 피드백을 받고 뇌 안 뉴런들간의 연결성이 변화함으로써 걷는 법을 배웁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걸음이 왜 그리 안정적인지 그 원리는 설명하지 못합니다.

걷기의 원리를 아는게 어렵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직립 보행 로봇을 만드는게 어려운 겁니다.

바둑도 비슷합니다.

바둑인들은 반복 학습을 통해 바둑실력이 늘기는 하지만 많은 부분이 '감'입니다.

그러니 몬테카를로 방법 말고는 별다른 수가 없는 겁니다.

그러나 만약 바둑인들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감'을 원리화할 수 있다면 (대표적인 예: 두터움의 수치화) 컴퓨터 바둑은 큰 발전을 할겁니다.

그래서 컴바둑의 발전은 컴퓨터쪽 종사자가 아니라 바둑인의 손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