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도 글 한번 쓴 것 같은데 묻힌 것 같아서 다시 써봅니다.

바둑은 한 가지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닌 것은 다들 아시지요.

포석 정석 행마 전투 형세판단 사활 맥점 수읽기 끝내기 등등 모두 책 한권 쓸 수 있는 내용들이죠.

뭐 하나만 하면 된다는 게 참 개인적인 착각일 수도 있어요.

사람마다 잘하고 못하는 것이 있듯이 바둑을 배우는 데 있어서도 좀 더 쉽게 익히는 부분과 시일이 걸리는 분야가 있을 수 있지요.

타이젬 5단급이 아마추어로서는 상당히 높은 기력이고 여기에 속하신 바갤 분들도 꽤 있으실거라 생각하는데

이 정도 기력이 되면 급에서 단으로 확 뛰어오를때 계기가 된 것들이 하나씩은 있겠죠

사활을 공부하니 오르더라, 포석 정석을 파니 오르더라, 기보를 놓아보니 오르더라, 형세을 볼 줄 아니 오르더라 등등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타이젬 5단쯤 되면 이책 저책에 겹쳐서 나오는 아주 기본적인 것들은 다 구사할 줄 알아요.

자신은 '무엇 하나' 때문에 실력이 올랐다고 생각하지만

그동안 쌓여진 것들 + 그 하나 가 합쳐짐으로써 실력 향상이 된 거거든요.

바둑의 분야를 몇 가지로 대충 나누어 본다 했을때

정석, 포석 [1단]

행마 감각 [6단]

형세판단 [6단]

사활, 맥점, 수읽기 [6단]

끝내기 [6단]

이렇게 정석과 포석이 동급 비교시 약한 사람이라고 해봅시다. 이 사람은 정석, 포석 때문에 아마도 타이젬 5단 정도 되겠죠.

그러면 이 사람이 정석과 포석을 집중적으로 공부하여 5단 수준으로만 끌어올려도 이 사람은 타이젬 6단 정도에서 버틸 수 있겠죠.

그러면 어떤 착각을 하기 쉬우냐 하면,

아! 타이젬 5단과 6단의 차이는 정석, 포석 을 알고 모르고에 있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앞으로 목이 터지게 이걸 주장하게 된다는 거죠.

급에서 단으로 수직상승한 많은 사람들이 범하는 실수도 바로 이건데,

자신의 다른 분야의 실력이 이미 갖춰져 있는 상태에서 마지막 부족한 분야를 공부했기에 실력이 올랐다고는 생각 안하고,

아 단지 '그것'을 공부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 라는 착각.

내가 이미 가진 것 + 새로 익힌 것 을 합쳐서 결과물이 나온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새로 익힌 것 만을 결과의 원인으로 생각하는 오류가 가끔 보입니다.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공부해 나가시면 됩니다.

'이것 하나만 하면 된다'는 건 좁은 시야가 아닐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