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은 5세 때 바둑을 처음 접했다. 늦둥이라 형 누나와 나이 차가 나다 보니 혼자 심심해 했다. 그래서 어머니는 동네 서초여성회관이 개설한 글동산 교실에라도 보낼 생각이었다. 그랬는데 그 어린 꼬마는 바둑을 택했다. 집안 모임이 있을 때마다 큰아버지들이 모여 두던 바둑이 눈에 익었던 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바둑이 채 1년도 안 돼 약1급 수준까지 치고 올라갔다. 1999년 2월, 제3회 한국여성바둑연맹회장배 어린이초청대회에서 초등학교 5학년 상대를 물리치고 거둔 6세 우승은 어린이 대회 최연소 우승기록이었다.(박정환은 93년 1월 생으로 99년 3월에 초등학교에 입학하였다.) 더군다나 입문 8개월 만이라는 말에 다들 깜짝 놀랐다.

당시 만 6세 무렵의 박정환

  박정환을 처음 가르쳤던 이명덕씨(한국여성바둑연맹 총무)의 증언이 재미있다.

  "당시 서초여성회관이 오픈하며 일주일에 두 번 문화센터 프로그램을 개설했는데 그때 바둑반을 지도했다. 정환이도 거기서 처음 만났다. 한국기원 출간 바둑입문교본을 교재로 썼는데 입문자에게는 제법 어려운 수준이었다. 그런데 한 달밖에 안 된 정환이가 그걸 풀어온 것이다. 누가 도와준 걸로 생각했다. 정환아, 네가 풀어야지 아빠가 도와주면 소용없어. 라고 말하면서 즉석에서 여섯 문제를 풀어보라고 했더니 마치 맹수가 사냥감의 급소를 짚어 잡는 것 같이 즉각즉각 답을 찍는데, 전율을 느꼈다. 그날 바로 정환이 어머니께 전화를 드려 바둑학원으로 보내라고 권유했다."

  동네 바둑학원에서 1년 남짓 배운 박정환은 초등 1년때 바둑명문 권갑용도장으로 들어가 본격적인 바둑수업을 한다. 초등 3년 12월에 한국기원 연구생(10조)이 되었고 중 1때인 2005년 말 연구생 1조로 올라섰다. 그리고 1조에 오른 지 5개월 만에 입단했다. 그 전에 경험을 쌓기 위해 5번 정도 입단대회에 출전한 바 있으나 본선에 오른 것은 2006년이 처음이었는데 8승 3패의 성적으로 곧장 코를 뚫어버린 것이다. 13세(충암중 2년), 현역 최연소 프로기사의 탄생이었다. 

-월간 바둑 2008년 1월 호, 정용진의 신기사론 박정환편 "미래소년 대두 박정환" 발췌

인터넷에 떠도는 박정환의 어릴적 사진들. 최철한 무릎 위에 앉은 사진은 꽤나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