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무가 3패 얘기가 나와서 한번 만들어 봤습니다.
현행 한국룰(2009)에서는 유가무가3패와 무가무가3패를 구별하지 않고 무한순환을 인정하여 부분빅과 판빅 중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되있습니다.
그래서 위 그림 처음의 시작도에서 흑1~백6의 수순 이후에도 무한히 진행가능하고 결국 집으로 불리한 쪽이 양보를 하지 않아 무승부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중국룰(및 응씨룰 및 서양룰) 그리고 우리랑 대부분 같은 룰을 쓰는 일본룰에서 조차도 이것은 흑이 죽는 것으로 되있습니다.
이 유가무가3패에 한해서는 한국만 무한순환의 개판 규칙을 적용중입니다.
일단 위 형태를 점검해보죠.
시작도 형태에서 흑 차례라면 한국룰에서는 흑1 이하 패가 발생할 때 백6까지 순환을 돌고 그 다음 순환은 더 이상 하나마나 니까
흑은 백을 잡을 길이 없습니다. 그래서 무가측은 당연히 상대를 잡으러 갈 방법이 없습니다.
한국룰에서야 유가고 무가고 3패에선 마찬가지니까 그렇다치고 중국룰(응씨룰, 서양룰 포함)에서는 백6을 두지 못합니다. 이점 중요합니다.
백6을 두게 되면 맨 처음 시작도로 되돌아가서 "동형반복금지"에 걸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백은 유가 측의 유리한 입장이라서 백6을 따내지 못하더라도 4의一 자리 공배를 메우거나 또는 패스를 하거나 해서
방치해도 그만이며 이후 흑이 다시 어느쪽이던 패를 따봤자 백은 별다른 패감을 쓰지 않고도 그냥 몇번 따다가 패스를 하면 그만이라
잡히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유가측인 백이 먼저 잡으러 갈 경우는 어떻게 될 까요?
백1 이하로 잡으러 가면 백5까지 진행한 뒤
한국룰에서라면 흑6으로 따낼 수 있어서 흑이 잡히지 않습니다만
중국룰(응씨룰과 서양룰 포함)에서는 흑6을 둘 수가 없습니다. 흑6을 두면 맨 처음 그림과 같아지죠? "동형반복금지"에 걸려 버립니다.
그래서 흑6 차례에선 결국 패감을 모색해야 하는데 이 형세에선 패감이 없으니 결국 공배를 두거나 패스를 해야 하고
백이 흑을 다 따고 마무리됩니다.
다만 일본룰에서는 흑6을 두어 무한히 버티는 데 제약이 전혀 없음에도(단패를 초과하는 동형반복금지에 대한 규정이 없음)
유가측만 잡으러가는 권리를 가졌다는 이유로 유가 승리를 규정하는 이해못할 모순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도 이런 논리로 90년대부터 10여년간은
일본규칙을 따랐으나 지금은 그 권리 라는 것의 모호성때문에 아예 무한순환을 인정해버리는 룰의 퇴화를 해버렸습니다.
일본식의 표현대로 유가측만 잡으러 갈 권리가 있다 라는 것이 입증되려면 그 전제로 동형반복금지가 깔려야 위의 그림처럼 증명이 되는데
그런 장치 없이 무슨 근거로 "잡으러 갈 권리"가 입증이 되는 것인지 참으로 이해가 안가는 일이긴 합니다.
이 "동형반복금지"의 로직을 엄격히 글자 그대로 적용하면 많은 난제가 그냥 해결됩니다.
순환패와 장생도 동형반복금지 하에서는 일정수순마디에서 결국 외부에 패감을 써야 하므로 실질적으로 단패가 되버립니다.
그런데 그런 로직 없이 유가무가3패만을 유가 승으로 규정하는 일본식(및 90년대부터 2008년까지의 한국룰)도 매우 모순적인 것이 됩니다.
현재의 바둑룰 현황만으로 보자면 한국룰이 가장 문제가 많은 편인데 (한국룰하에서는 삼성화재배에서처럼 4패가 발생해도 해결못함, 동형반복금지 룰에서는 4패는 수상전의 양패빅처럼 간주되어 대국진행과 승부결정에 지장없음)
그럼에도 프로기사들의 현행유지를 위한 보수성 때문에 합리적인 규칙 제안들이 모두 기각되는 실정이기도 합니다.
계가방식에서의 중국룰은 돌과 집수를 세는 방식의 불편성 때문에 입문자에 대한 보급의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며 특히 응씨룰은 반드시 180개의 돌을 맞춰서 둬야 하는 기술적 난점이 있어서 찬성할 바가 못되지만
동형반복금지 만큼은 계가룰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대국진행도중의 문제인데다 현행 룰에 비해 난이도면에서 별로 어려운 것도 아니며
현행 룰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를 쉽게 해결시켜줍니다.
이전 게시물에서 한번 다룬 바 있는데
귀곡사 + 외부의 양패 패감 문제도 이 규칙하에서는 귀곡사로 묶인 쪽이 동형반복금지에 걸려 크게 손해를 보고 잡히게 되므로 결국 외부 양패 패감을 쓰지 못한다 라는 귀결이 되었는데
현행 한국룰에서는 동형반복에 대한 인식이 없는 상태에서 억지로 귀곡사 자체를 어떻게든 죽는 것으로 만들기 위해
외부와는 독립적으로 사활을 다룬다 라는 아무런 논리적 근거도 없는 규약을 임의로 만들어 놓기 까지 했습니다.(2009년 개정판)
아뭏든 이 문제는 결국 누가 옳으냐 라는 건 이제와서 의미가 없고
규칙을 제정하는 쪽이 힘이 세야 합니다.
응씨룰이 통하는 대회는 응씨측이 돈을 대고 있으니 거기선 절대적인 것이고
한국기원의 불합리한 룰도 한국국경선 이내에선 그 시비를 논하는 거 자체가 프로세계에선 금기 비슷한 것이라
룰 통합을 위한 외국단체와의 토론에서도 대화 자체가 안될 정도로 알레르기 반응을 한국측이 보인바 있어서
돈많고 지위높은 누군가가 한국기원 이사장이 되고 그 사람이 바둑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서 개정을 지시하기 전까지는
아마도 현행이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시안게임(및 올림픽) 용 통일국제룰 채택도 최소한 한국이 바둑계에서 힘이 있는 한 절대로 불가능한 실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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