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기원이 근처에 있다는걸 알고 가봤습니다.
바둑판이 쫙 깔려있고 바둑돌도 있고
어르신(치고는 젊은)들이 한 다섯명쯤 아주 편한 자세고 계시던데
주인인지 안주인인이 아줌마가 아주아주 격하게 반겨 주는 통에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할줄을 모른다는것이 함정.
바둑을 배워서 이제겨우 터득한거라곤
맘 편하게 기권해서 한판 더 둘수 있는 마음의 여유. 이것뿐.
근데
그 사람들도 꼴랑 5천원 받고 하루종일 둬주지도 않을테고(물론 나같아도 그러진 않겠지만)
많아 봐야 세네판이라고 한다면
기원에서 바둑을 배운다는게 과연 가능한걸까
기원을 가려면 최소한 인터넷 급수 5,6단
실급수 7,8급 정도는 되야 하는걸까 싶기도 하고.
짜장면을 갖다 바치면서 배워야 하는건가 싶기도 하고.
요새 눈이 아파서 컴퓨터를 안할려고 하는데
바둑을 둘수 있는 방법은 그 밖에는 없는데 말이죠.
얼마전에 240집차로 패한뒤로(대마가 잡혔는데 잡힌걸 모르고 꾸역꾸역 둔 결과이긴 합니다만)
숨을 쉬지 못할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운동장을 세바퀴 정도 미친듯이 뛴 다음부터
기권하는게 정신건강에 좋다는걸 깨달았다는건 번외.
어쨋거나 조금씩 수양(?)을 하며 겨우겨우 17급도 됬다가 18급도 됬다가(물론 18급실력입니다.18급 실력이란게 있는건지는 모르겠지만)
기원에 격하게 반겨주는 아줌마도 다시 보고 싶기도 하고.
짜장면 전부 돌릴 준비 하고(아무래도 첫 신고식같은걸 해야 하나 싶어서)
기원가서 배워볼까 어쩔까 하는 생각중.
주위 어른들은 전부 "거기 놀음방인데" 하면서 가지 말라고 하던데
5천원에 그런 큰 대접(?)을 받은건 처음이라 나름 감동이라 꼭 다시 가고 싶은데
실력없이 가는건 민폐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