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도 군대를 매우 혐오하던지라 가면 무조건 병신 취급을 받아도 정병있는척 모든걸 내뺄라 했음. 씨발 근데 훈련소 처음 들어가니까 진짜 우울증같은게 생기려 하대? 첫날 빡빡이들끼리 서로 말도 못걸게 하고 정자세에서 자세 조금만 틀어지면 조교가 들어와서 캠핑왔냐고 고래고래 씨발. 그렇게 첫날 하루를 통으로 앉은자세로 밥 화장실때 빼고 미동도 못한채 보냄. 엉덩이 존나 아프고 자살 존나 마렵더라. 이틀 차에 훈련병들끼리 약간의 대화를 허용해줌. 이때부터 사람과 대화한다는 사실에 기뻐서 정병인척이고 뭐고 다 잊고 정신 차려보니 존나 열심히 훈련해서 수료. 애미 씨발 이때부터 모든게 꼬이기 시작.

수료한 훈련병들 다 세워놓고 몇명씩 부르더니 스쿨버스 같은 차들이 부른 인원들 차례대로 데려가기 시작. 내 차례는 언제지 죽치고 기다리고 있는데 어머나 씨발. 저 멀리서 누가봐도 군대차 같은게 삐걱거리면서 굴러오고 있음. 선글라스 낀 중사 하나가 내리더니 내 이름과 나랑 가장 친하게 지냈던 동기를 부름. 그렇게 영문도 모른 채 수색중대로 끌려감.

차에서 내리자마자 본건 좆나 허름한 거대한 컨테이너에 지붕 대충 씌워놓은 흉물 네개. 중사가 자연스레 그 컨테이너로 들어가자 지하에 비밀기지라도 있나 싶은 심정이었음. 들어가자마자 존나 길쭉한 침상에 군복입은 아재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지들할거 하고있음. 요즘 군대 전부 침대라더니 훈련소부터 자대까지 침대에 ㅊ자도 안보임. 아까 날 납치해온 중사가 얼타는 짬찌들한테 오더니 지피에 관해 아냐고 물음. 난 당연히 모른다 했음. 진짜 몰랐었음. 지피 타기 싫은 인원 손들라길래 뭔지도 모르는데 왜 하냐 싶은 심정에 손을 번쩍 들었음. 뒤 돌아보니 ㅋㅋ 씨발 전부 다 손 들음.  중사가 끄덕하더니 손들은 인원들 델꼬 행보관실로 끌고감.

신병 여섯명이 행보관실 들어가자마자 마주한건 기다란 의자 두개. 앉으라길래 자연스레 세명씩 두 의자에 앉았음. 그러더니 행보관 이 개 씨ㅡ발 씹어먹어도 시원찮을 개 창놈새끼가 왼쪽은 초병 오른쪽은 티오디 이지랄 하더니 총 쥐어주고 또 트럭에 태움. 그나마 다행인건 난 오른쪽에 앉았음. 그대로 지피로 감. 이등병때 근무를 안시킨다? 일주일은 적응 뭐 씨발? 자대배치 첫날에 우리 여섯명은 지피로 가게 됐음.

불행 중 다행히도 근무에 투입시키진 않았음. 지피 내부가 어떻고 외부가 어떻고 총구가 어디에있고 공용화기는 어떤게 있고 사거리가 어느정도고 대적화기는 뭐고 등등 씨발 군생활 하면서 한번도 쓸모있게 사용한 적이 없는 것들을 달달달 외우게 시킴. 선임 따라 지피 전방으로 나가니 개미만한 빨갱이 새끼들 세네명씩 걸어다니는게 보임. 그때부터 좆나 식겁함. 농안치고 이때 여기가 최전방이라는걸 알아챔. 선임한테 여기가 혹시 최전방이냐고 물으니 벌레새끼 보듯이 꼴아봄. 씨발새끼야 설명 하나 들은거 없이 납치당했다고 개씨발련아.

그렇게 지피에서 세시간 쯤 지났을까 신병 중 두명이 울기시작. 지피장이 보더니 “이번엔 저 두명이 꽝이네” 시전. 이때 나도 울었어야 했는데 씨발. 한 삼십분이 지났을까 선글라스 낀 납치범 새끼가 징징이 두명 수거해감. 그러더니 부지피장이 남은 네명 어깨를 툭 한번씩 치더니 “너넨 전사구나. 같이 버티자” 이지랄. 니 나 아세요? 씨발아?

그렇게 정신없이 일주일이 지나고 우리 네명만 철수를 함. 탈탈 털린 채 주둔지에 돌아온 우리 네명한테 행보관이 흡족하게 웃으면서 “여섯명 중 네명이나 남다니 운이 좋네” 이지랄. 그렇게 주둔지에서 2주를 의미없이 보내고 하이파이브(지피 들어가는 소대가 바뀌는 날)때 처음보는 아저씨들이랑 손 잡고 또 지피 들어감. 그렇게 내 좆같은 지피 군생활이 시작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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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멀쩡히 전역을 했지만 진짜 다시 생각해봐도 좆같고 짜증나는 일이었다. 행보관 너 씨발새끼 길가다 만나면 대가리 부서질 줄 알아라 씨발 진짜 맨주먹으로 깨부순다 씨발새끼.

다행히 폰도 못쓰는 지피라 거기 있는 인원들끼리 서로 존나 열심히 하는 분위기여서 일만 잘하면 친하게 지내는 분위기였음. 맘에 안들면 쪼인트 까고 꿀밤 쳐맞고 좆나 아파서 진짜 울고싶었는데 짬먹고 때리는 입장이 되니 입꼬리가 귀에 걸린 채 안내려오더라. 진짜 군대가 사람 다 좆같이 만드는 것 같음.

뭐 여튼 최전방이던 전방이던 고생하는 모든 군인 아저씨들 고생들 하고 있는거 알고 있고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좀만 더 뺑이 쳐라. 시간 느리게 가는 것 같아도 가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