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했다 말아먹고 요즘 상하차를 자주 뜁니다.

여기서 틈틈이 일해보고 느낀거 장단점 위주로
설명해보고 아직 사회초년생인 분들이 혹시
다음 일용직 구할때 이 뻘글보고 참고하면 기쁠것같습니다.


상하차 장점

1. 돈을 일끝나자마자 바로 줌. 이게 정말 무시못할
최대의 메리트임

이때문에 급한 월세나 폰요금 모자랄 때 상하차 알바가 정말 요긴함.

후술할 극악의 노동강도 때문에 입소문 다 타서 노동공급이 노동수요를 초과한 적이 건국 이래 거의 없는지라 합법적인 용역, 빛의 세상에선 거의 없는 사례인 보수당일지급이 상하차는 아직도 해당이 됨.

막말로 돈 현금으로 바로바로 받는 일 뭐있는데.
불법토토총판?  오피 포주? 오피 업소녀? 강도? 서울역구걸?
주식코인영끌? 랜드가서 한판치다 슬롯머신 777 당첨?



2. 가끔 일하면 운동효과 최고임.

월 4,6회 정도로 1주일 한두번 가끔.
하고 잘먹고 잘쉬고 소소한 용돈버는 느낌으로 하면
남자기준 5개월쯤후에 어깨가 1.4배 넓어지는 신묘한
경험을 할 수 있음.

대충 깔짝이는 좇밥 헬스장 이용말고,
진짜 격렬한 전신운동을 주기적으로 하면 호르몬 분비로 골격자체가 바뀐대잖아. 수영, 역도 이런거

상하차가 그정도로 격렬한 운동이 되고도 남음. ㅎㅎㅎㅎㅎㅎ

이게 제일 바람직함. 공짜로, 아니 나한테 돈을 바쳐가면서
PT를 시켜주는 어썸한 피트니스 센터 느낌으로 다닐수 있음.
학생때 실제로 이런 느낌으로 상하차다녔음.
아직도 피티니 피트니스니 헬스장이니 다니는거 이해 안감


3. 철저한 일용직 개념이라
일을 내 좇꼴리는 날 골라서 갈수있음.

이것도 무시못할 장점임.
후술할 골때리는 노동강도때문에 월 정기 근무는 커녕
1주일 연속출근도 힘듬.

그래서 철저히 일용으로 사람을 쓰는거임.
1주일에 1번만 와도 소장이 아무말도 안함.
출근당일 콜택시 타고 탈주만 안해도 땡큐임


4. 돈과 노동의 소중함을 알게됨

아 진짜 돈이 이렇게 귀한거였구나.
우리 부모님이 나같은새끼 등록금을 내기위해
2011-14년 임금 기준 두분이합쳐
상하차를 평균 35번 뛰어야하는구나 이런생각 드니
인생 도저히 허투루 못 삼.
이 알바 몇번해보고부터 세상이 다르게 보이고
검소하게 사는 좋은 습관이 생김.


5. 퇴근할때 한대 피우는 담배와 레쓰비가 세상 개꿀맛임.

아직도 그렇게 맛있는 담배와 음료수는 평생 한번도
맛보지 못함.

6. 우울증,불면증 해소와 감정의 평온을 되찾는데 직빵임

한번 일하고 나오면 허리랑 팔뚝만 안 아파도 기쁨




단점

1. 존나 빡셈

10-12시간 동안 중간에 한번있는 점심시간 50분을 빼고
쉴틈이 거의 없음.
처음 해보면 진짜 온몸의 근육이 아작날 거 같음.

그 근면한 외국인노동자들도 가끔 빤스런을 함.

저 존나 거대한 컨테이너박스에 짐을 싣거나(상차) 빼거나(하차) 이걸 쉬지않고 시키는데 안에 신장개업 헬스장용 8kg 아령 4개입 박스나 고양이 똥모래포대나 쌀, 양파뭉치, 절임배추박스 이런거 가득찬 컨테이너 뭉탱이로 얻어걸리면

Udt 그린베레 해병대 훈련도 그정도로 빡세진않음.


2.위험함

롤러에 손끼면 아작남.
레일에 계속 무릎 부딪히면 아픔.
가끔 상자 내리다가 맨위에 여자용 2kg 꼬마아령상자같은거
떨어지다가 이거 어깨, 정수리 같은데 정통으로 떨어지면 최소 부상, 최악은 하직임.

노동강도 자체는 아오지탄광이나 고대로마 소금광산 노예노동과도 비견되기 때문에 여름엔 진짜 탈수로 쓰러질수도 있음.

잘못된자세로 상자 나르다 허리삐끗은 다반사임.

본인의 경우는 박스 던지다 깨졌는데 하필 그게 락스 담아둔 통이었음. 락스가 조금 흐르면서 한여름날 후덥지근한 컨테이너박스와 레일 열기때문에 이게 기화가된걸 조금 들이마신것 같은데 그날이후 3일 내내 머리가 아팠음

다들 안전조심해요


3. 인원상태들이 저급

상술한 일용직의 특성 때문에
여기오는 사람들 상당수가 전과자, 진짜 합법적인 일 중에 할거라곤 이거밖에 안남은 인생이 궁지에 몰린이들, 국적불명의 외국인들 뿐임. 사지만 멀쩡하면 아무나 받으니까.

욕설은 기본이고 주먹다짐도 시척하면 벌어지는데
여기 일 많이한 사람들 다들 팔뚝이랑 아귀힘이 장난이 아니라
그 노동펀치에 맞으면 진짜 이빨 여러개 빠진다

상하차 20년한 50대 후반 노인이 아마 님 팔씨름 이길거임.

본인 전자발찌 찬 사람과도 10시간 동안 일해본적 있음.
안그래도 출신불분명한 인간들이 다들 머리끝까지 불만, 짜증이 가득찬데서 육체노동하는.
매우 적대적인 환경임.
교양과 품위 기대해서는 안됨


4. 만약 추노를 결심하면 콜택시값이 허벌나게 깨지는 벽지에 물류센터들이 위치함.

추노좀하지마.  


5. 신체 마모와 체력소모가 극심함

초심자들은 파스값과 병원비로 일감 다씀


6.이걸 가끔오는건 할만한데 이거로 생계를 꾸리는건
죽음을 자초하는 길임.

여기 베테랑 어르신들 + 고향의 가족 먹여살리겠다고 오는
외노자들 진짜 다들 리스펙트함.
인생이 이렇게까지 하드모드가 되지않도록 다들
평소에 부지런히 자기계발하자


6.요즘은 여자와도 하차할때 있음. 생지옥임.

인력난이 극심하고 이게 외노자들도 가끔 추노를 하는곳이라
정말 재수없으면 여자와 하차를 하는 날도 가끔이지만 있음.
원래 여자는 바코드 찍는일만 시키는게 국룰인데

서로에게 불행임.
트럭 1대를. 내가 80%정도 뺀적있음. 죽는줄 알았다.
걔도 일단 15kg넘는건 아예 들리지 않으니까
울고불고 난리났고
나도 숙연해지고 조또 니기미
뒤에서는 반장이 쪼고 지랄났고



총평

생계로 풀타임뛰면 생지옥.
가끔오면 좀 많이 거칠지만 돈도 쏠쏠한, 낭만 넘치는
1920년대 할렘 감성 피트니스센터

난 솔직히 상하차 좋아함.
22살때 처음 여기오고서부터 남자가 된 자신감을 얻음




초보자 팁


곤지암이 그래도 제일 나음

옥천은 가지마. 여긴 사시사철 언제가도 아우슈비츠 10시간 데모버전체험판임.  막말로 중간에 식사제공 안하고 + 여기저기에 기관단총들고 슈탈헬름 쓴 백인들 세워두면 그게 딱 노동절멸수용소임


크리스마스, 할로원, 추석, 설날 2주전에 상하차
알바 절대가지마라


11월 11일,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1주전이 은근 꿀임.
다들 제발 빼빼로 초콜릿 같은거나 많이 시켜주세요.
좇같은 김장김치 배추 양파 마늘 감자 고양이똥모래 쌀 아령 그랜드피아노 말고


체크카드 / 신용카드 들고오지마라. 도난사고 잦다.

제발 추노할거면 작업시작하기도 전에 바로튀어라.
아니면 식사시간까지만 버티다 튀어줘 제발.
중간에 튀면 남아있는 사람들보고 니네 다 뒈지란 소리임.


오기전에 최소한 팔굽혀펴기 50개 내지 턱걸이 4회 가능
아니면 살많이 쪄서 맨몸운동안되시는분은
벤치프래스 40kg 정도는
할수있는 체력을 갖추고오길 추천함
안그러면 서로힘들어.



롤러는 근처에도 가지마라
거기 손끼면 초대형사고다.


작은 생수패트병 +담배를 필히 지참해라.

쉬는 시간이 트럭 짐 다 빼고 다음 트럭올때까지 잠시 흡연뿐임.
비흡연자도 여기만큼은 패션담배 생존을 위해 지참하고
피우는 척이라도 해라.


겨울엔 얇은 옷 5-7벌을 껴입고 가는게 보온과
의상탈의 면에서 더 유리함

동전좀 가지고 가면 좋음.
거기서 퇴근할때 뽑아먹는 자판기 레쓰비가
세상씨발 산해진미 대꿀맛임


키작은 사람과 같이 일하는게 좋음.
키 160 정도 작고 마른 인간이 존나야무짐. 국룰임.


아무리 욕먹어도 함부로 싸움걸지마라.
진짜 존나 건들면 위험한 새끼들있어. 여긴 주먹다짐으로
일이 크게 번지면 많이 다쳐. 싸우지 마 참아.


그외는 생각나면 댓글로 쓸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