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하고 월 260 따리 사무직 일하다가 전망이 안 보여서 퇴사했다.

이직 준비 하는데 첫회사보다 더 좋은 데 갈 가능성도 안 보이고 그냥 집에서 피파하면서 시간 보냈다.

근데 놀다보니 돈도 너무 많이 썼고 좀 생활비라도 벌어볼 겸 이런 알바 저런 알바 찾아보다가

그래, 이때까지 안 해본 쿠팡이나 해보자 싶었다

대학교 다닐 때도 학교 동기랑 쿠팡 알바하려고 몇번이나 신청했었는데 번번히 튕겨서

쿠팡은 가기 어렵구나하고 다른 상하차 하러갔음

CJ대한통운, 경동택배 등 좀 나갔는데 일수로 따지면 다 합쳐서 3주 정도?

어쨌든 그런 경력을 가진 나인데 쿠팡 출고는 쿠펀치로 지원하니 또 튕겨서 그냥 허브 넣었다.

그런 글을 봤다. 쿠팡허브는 타 택배사의 상하차 못지 않다고.

지옥을 보게 될거라고 겁을 주는 탓에 좀 긴장을 하고 

오늘 혼자 쿠팡허브 알바 하러갔다.

집 근처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도착하니 뭐 바코드 받아 놓은거 보여주니까 카드키 주더니 신규 교육장 앉아 있으면 된다고 하더라

앉아 있으니 여자관리자, 남자관리자 번갈아 가면서 들어오면서 뭔 성희롱예방교육, 안전교육 이런거 하면서 

신상정보 비롯해서 글 썼음

존나 잠 오고 지루했는데 어쨌든 시간은 가니 꽁돈 개꿀 ㅋㅋ 이러고 있었지

1시간 30분쯤 흘렀을까? 드디어 일을 하러 갔는데 키 작고 문신한 안경 쓴 관리자가

택배일 해보셨어요? 그러더라고

아니요. (물론 해봤지, 근데 미쳤다고 쓸데 없는 소리를 하냐 ㅋㅋ)

뭐 잠깐 고민하는 거 같더니 몇 걸음 못 가서 멈춘 곳에서 사원님. 오늘 여기서 이분하고 상차하시면 됩니다. 이러더라고

네 그러고 레일을 봤는데

무슨 씨발 달팽이 기어가는 속도로 도트박스 한개 띄엄.... 쿠팡플레이 적힌 박스 한개 띄엄... 오더라고

처음에는 택배 안 해봤다고 했으니까 좀 서툰척 했는데 이건 뭐 레일도 존나게 느리고 물량도 찔끔찔끔오고

걍 존나 쉽더라

어? 걍 존나 쉬워 CJ옥천허브의 30분의 1 정도의 난이도랄까?

난 처음에만 좀 느리게 오고 슬슬 빨라지고 물량도 많아지겠구나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그 속도로 그 정도로 오더라

걍 혼자서 해도 담배 물면서 물 마시고 앞구르기 하고 해도 다 하는 정도 양이고 속도인데

이걸 둘이서 하고 있을라니 지겨워 죽겠더라

다른 상하차보다 짐 자체도 훨씬 좋은 게 다른 데는 부피도 다양하고 무게도 훨씬 무거운데

이건 대체적으로 무게도 훨씬 가벼울뿐더러 부피도 비슷하고 네모반듯하게 쌓기 딱 좋더라

뭐 말할 게 없어 걍 쉬워쉬워쉬워

한 30분 남겨두고 파레트에 물건 가득 쌓여있고 랩으로 칭칭 감긴 거를 자키로 어떤 애들이 가져와서

알바생들은 그거 랩 뜯고 짐 옮기는 거 했음

뭐 만약에 알라딘, 드록바 이런거 있다치고

G3알, F8라, U4딘 이런거는 세번째 한글 단어보고 알라딘에 갖다놓으면 되고 

A1드, T4록,O9바 이런거는 드록바에 갖다 놓으면 되는거더라

약간 그 학식때 했던 경동이랑 비슷한데 약간 세미경동 느낌? 아기경동느낌?

하여튼 이것도 별거 없고

마지막에 아이스크림 주길래 아이스크림 빨고 담배 빨고 퇴근해서 집에 와서 글 쓴다

내일도 출근신청해놨다

쿠팡 허브인지 개브인지 좆도 없구만 이거 가지고 힘들다고 징징대는게 이해 안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