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 망가지고 몸무게 40%나 줄어”

여행지에서 실종된 고양이가 두 달 뒤 1000여㎞ 떨어진 보호자 집 근방에서 발견돼 미국에서 화제다.

21일(현지시각) 에이피(AP) 통신은 미국 와이오밍주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잃어버린 고양이 ‘레인보우’를 두 달 만에 되찾은 베니, 수잔 앙귀아노 부부의 사연을 전했다. 앙귀아노 부부는 지난 7월4일 고양이 2마리와 함께 여름 휴가차 옐로스톤 국립공원 오토캠핑장을 찾았다. 그런데 낯선 환경에 놀란 레인보우가 근처 수풀로 뛰쳐나가면서 나흘 동안이나 그를 찾아 헤맸다고 한다. 부부는 레인보우가 좋아하는 장난감도 펼쳐놓고 그가 되돌아오길 바랐지만 소득은 없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간 앙귀아노 부부는 두 달 뒤 반려동물 마이크로칩(무선식별장치) 회사로부터 깜짝 놀랄만한 소식을 전해 들었다. 캘리포니아주 로즈빌의 한 동물학대방지협회가 레인보우를 보호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로즈빌 거리를 떠돌던 레인보우는 한 여성에 의해 발견돼 이곳으로 보내졌다고 한다.

로즈빌은 레인보우를 잃어버린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1448㎞나 떨어져 있다. 이는 서울과 부산 사이 직선거리(325㎞)의 4배로, 레인보우가 어떻게 이렇게 먼 거리를 이동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다만 부부는 레인보우가 집으로 오려 했다고 믿고 있다. 부부의 집(캘리포니아주 샐리나스)은 로스빌에서 322㎞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수잔 앙귀아노는 에이피에 “나는 레인보우가 캘리포니아까지 스스로 걸어왔다고 믿고 있다”며 “레인보우의 발바닥은 망가져 있었고 몸무게는 40%나 줄어 있었다. 단백질 수치도 정말 낮았다”며 “영양 불균형이었다는 점에서, 레인보우는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앙귀아노 부부는 레인보우를 되찾은 뒤 그의 몸에 지피에스(GPS) 위치추적장치를 장착했다고 에이피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