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죄책감에서 벗어나고 싶다모바일에서 작성

고갤러(211.55) 2024.01.07 21:27:40
조회 190 추천 0 댓글 13

나는 실업계 출신이라 대학교를  안 가려고 했는데 남들과 다른 길을 간다는 게 너무 불안해서 학교로 오는 무료 종이 지원서 넣어놨던 곳 중 한 곳을 갔음 엄마도 어른들도 좋아하는 보건대였음

난 평생 병원에서 일할 생각도 없었고 따지자면 병원 일을 싫어하는 편이었지만 고등학교 2년 왕따 이후로 사람에 대한 적대감이나 열등감이 심해져서 남들을 누르고 싶다는 마음가짐으로 공부했음

1학년 1학기 학점 4.3 석차 5등 엄마는 울었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전화하셔서 나를 칭찬했음 고등학교 때 정신과 다니던 걸 모두가 알고있었나 봐 힘들었을 텐데 이겨내줘서 고맙대

그런데 죄송하게도 1학기가 종강하고 난 엄마한테 휴학하겠다고 함 아마도 번아웃 같은 거였겠지 학교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음 엄마를 일주일 설득했는데 허락보다는 니 알아서 해라 하는 답변이 돌아왔음

그래서 휴학서 준비하고 학교에 내러가야겠다 싶었는데 엄마 SNS에 부정적인 상태 메시지랑 프로필 사진이 올라온 거. 그래서 아 난 정말 쓰레긴가? 엄마 가슴에 비수를 꽂는구나 + 또 나만 평범한 길에서 벗어나는 건가? 하는 불안감이 동시에 증폭하면서 결국 휴학 안 했음 병신같이

2학기를 다니면서 강의 듣다보면 토할 것 같은 느낌이 자꾸 올라와서 힘들었는데 어찌저찌 마쳤음 공부도 열심히 안 했고 시험 범위도 잘 몰랐고 공부는 물론 남을 이기는데도 흥미가 없었음

근데 2학기엔 4.5 석차 1등이라는 성적을 받아냈음 뿌듯하거나 하는 마음은 없었고 엄마는 또 좋아하셨음 자랑도 하고 근데 종강하고 하루하루 보내면서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이 너무 아른거림

그 일이 인터넷 방송임 에라이 괜히 읽었네 하지 말고
나는 고등학교 때 방학마다 단기 알바마냥 1-2개월씩 방송을 했었음 처음 방송할 땐 코로나 시절이라 6개월 정도 했었고 방송할 때마다 엄마도 알고 계셨음

고1때부터 대학 들어가기 전까지 간간히 한 게 총 개월수로 치면 9개월 정도 했으려나 중간에 새로운 계정으로 방송했을 때도 있었는데 총 수익은 1600만원이었음

벗방도 아니고 여캠도 아님 난 그냥 노래를 좀 할줄 알았고 악기를 다룰 줄 알았으며 진짜 왕따라 방송에 몰입했던 점 그리고 인터넷 사람들이 더 익숙했던 장점들이 수금력이 됐겠지

난 끽해야 2개월 하고 학교로 돌아가느라 접어야 했던 방송 말고 제대로 방송을 하고 싶었음 그래서 엄마한테 말했음 휴학하고 제대로 하고 싶다고.

우리 지역은 좀 시골이라 자취방도 싸서 집 주변에 하나 구해서 출퇴근 방식으로 왔다갔다 하며 방송할 생각이었는데 자취 얘기 꺼내기도 전부터 엄마는 반대했음.

반대 이유와 내 의견을 요약하면

방송이 평생 갈 것 같냐 vs 잘 안 되면 그만두면 된다. 남자의 2년 군휴학이라고 생각해 달라.

남자는 강제로 가는 거고 넌 다르다. vs 그렇게 생각만 하자는 거다.

잘 안돼서 학교 돌아갔을 때 오랜만에 가서 공부도 안 잡히고 그때 친구들도 없어서 학교도 그만두고 싶어지면 어쩔 거냐. vs 그래서 군휴학 예시를 든 거다. 2년 동안 학교 못 다닌 사람들도 잘만 졸업하고 취업한다.

이런 실랑이 벌이다가 내가 그랬음.
난 대학 생각 없었어도 엄마나 어른들이 보건대 이 전공 좋아하는 거 안다. 싫어도 아득바득 공부해서 좋은 성적 냈다. 한 번만 보상해 준다 생각하고 믿어달라. 학점 2점으로 이런 얘기 했으면 해보지도 않고 학교 관두려 그러냐 했을 거 아니냐. 성적도 잘 받아왔는데 한 번만…
그랬더니 엄마가 이랬음.
그렇게 치면 막말로 아빠도 없는데 엄마가 너희 안 버리고 키운 것도 인정해 줘야하는 거 아니냐.

그러니까 그냥… 이 얘기를 하는 게 너무 한심해지고 그러더라.

엄마가 그냥 방학동안 해보고 개강하기 전에 생각 안 바뀌면 그때 다시 말해라. 그러길래 막상 또 휴학한다고 하면 1학기 종강했을 때처럼 싫어할 거면서. 하고 방 들어왔음.

난 이제 성인이고 마음대로 휴학하고 집을 구해 나갈 수 있음. 2학기 전장 받았고 1학기도 국장 나오긴 했지만 매달 등록금보다 많은 돈을 벌 자신도 있음. 근데… 너무나 죄책감이 든다

그냥 죄책감 단 하나 때문에 자꾸만 내 행동을 포기하게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생각이 맞다 싶어서 행동한 일인데 엄마의 반응 이야기 행동을 보면 죄책감이 생기고 죄책감 때문에 역시 난 틀렸나 내가 나쁜 건가 하고 자꾸만 흐려진다 그래서

이젠 누구 말이 맞는지도 내가 잘못한 건지 엄마가 나를 배려하지 못하는 건지도 모르겠어 그래서… 내가 너무 무모하고 바보같은 짓을 하려고 하는 건가 싶어서 고민 갤러리 올려봐

장문 미안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비난 여론에도 뻔뻔하게 잘 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03 - -
1844263 헬스 트레이너 [3] ㅇㅇ(211.235) 01.22 107 0
1844262 운전하다가 실수로 주차장 기둥에 찧었음... [4] 고갤러(223.33) 01.21 78 1
1844261 직장을 취미로 다니는 부자가 되고 싶다 [2] 고갤러(182.229) 01.21 76 0
1844257 너무 죽고싶고힘든데 아무나 친구하실분있나요 [1] 고갤러(61.41) 01.21 91 0
1844255 2주째 여자사람이 자꾸 톡을 보내는데.. 고갤러(182.229) 01.21 82 0
1844254 편입 때문에 군입대 늦추는 거 [11] 고갤러(223.38) 01.21 97 0
1844250 게임에서 만난 남자가 자꾸 몸 사진을 보낸다 [3] 고갤러(39.7) 01.21 232 0
1844248 객관적으로 판단 부탁.. [4] 고갤러(220.76) 01.21 108 0
1844247 여러분 인생에 신이 함께하신다.. 고갤러(220.121) 01.21 44 0
1844245 본인명의 핸드폰만있으면 누구나가능~! fastticket777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1 63 0
1844244 여러분중에 학교 다닐때 친구들이 생일을 어떻게 챙겨 줘서오 [2] 이슬여왕(220.84) 01.21 68 3
1844242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슬여왕(220.84) 01.21 47 0
1844240 ㅇㅇ(58.236) 01.21 53 0
1844239 친구문제 고민입니다. [9] 고갤러(58.225) 01.21 227 0
1844238 얼굴 좌우대칭 [5] 고갤러(220.124) 01.21 136 0
1844237 잼민이 [3] 고갤러(1.238) 01.21 84 0
1844236 전과목 노베가 지금부터 매일 8시간씩 이상 하면 어느 대학 가냐 [4] ㅇㅇ(180.66) 01.21 117 0
1844235 인생 별로 재미없는듯 [9] 고갤러(211.225) 01.20 114 0
1844234 금딸 10일차 금란물 3일차 [5] 고갤러(118.235) 01.20 119 0
1844233 저희 친형을 어떡하면 좋을까요... [5] 고갤러(118.129) 01.20 134 0
1844231 친형한테 형이라고 문자보내봤거든요 근데 할말이없어요..뭐라고보내야될까요 [5] 고갤러(116.46) 01.20 97 0
1844230 나이 스물다섯인데 너무 화난다 [4] 고갤러(223.39) 01.20 122 0
1844229 이 두뇌를 가지고 살기 너무 힘들다 [5] 초등학생포경수술(175.124) 01.20 119 0
1844228 친구들이 저에겐 얘기도 안하고 여행을 갔습니다 [6] 고갤러(172.226) 01.20 81 0
1844220 신용점수 752점 이거 낮은거임? [2] ㅇㅇ(180.70) 01.19 120 0
1844219 게임하다가 심한 욕을 들었습니다. [7] 고갤러(121.163) 01.19 115 1
1844218 오전회의취소됐다 ㅇㅇ(118.235) 01.19 58 0
1844217 진짜 수의대 포기하는 게 맞는 건가... [26] ㅇㅇ(180.66) 01.19 127 1
1844216 불면증때문에힘듭니다 고갤러(222.103) 01.19 82 1
1844213 비비기만 해도 임신 됨? [4] 고갤러(222.232) 01.19 252 0
1844211 친구 중에 박쥐 손절했습니다 판단 좀 [6] 고갤러(58.231) 01.19 203 1
1844210 직장 내 괴롭힘 [1] 고갤러(116.122) 01.19 81 1
1844209 19살인데 진로가 걱정되요 [4] 고갤러(39.117) 01.19 99 0
1844208 요즘 걍 [2] 개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9 81 0
1844207 친구 손절해야할까요 [4] 고갤러(61.80) 01.18 128 0
1844205 김이나면 동안 아님? 노란백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8 67 1
1844204 친한형하고 손절각이네 [1] 고갤러(182.229) 01.18 78 0
1844203 회사동료 개짜증나 [2] 고갤러(1.237) 01.18 75 0
1844199 앞날이 걱정된다 [1] 고갤러(221.138) 01.18 66 1
1844197 취업하고싶다 ㅇㅇ(222.103) 01.18 71 0
1844195 나 샹년임 고갤러(175.123) 01.17 77 0
1844194 나 교정 시작함 [2] 고갤러(175.123) 01.17 75 1
1844193 어째서 멍충이(211.211) 01.17 51 1
1844191 내가 모를줄 알았어? ㅇㅇ(119.64) 01.17 66 1
1844189 똥통에서 벗어나고 싶다 ㅇㅇ(119.64) 01.17 69 0
1844186 여러분 오랜만에 뵙네요 이슬여왕(223.39) 01.17 54 0
1844185 나같은새끼 또 있냐 [2] 초등학생포경수술(175.124) 01.17 127 1
1844184 도저히 잠을 못자겠다 [3] 초등학생포경수술(175.124) 01.17 74 1
1844183 여동생 교수한테서 나한테 화났다는 연락 왔다던데 고민 해결좀.. [1] ㅇㅇ(223.62) 01.17 81 0
1844182 ㅊㄷㆍㄹ근하기 싫다 고갤러(118.235) 01.17 59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