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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영어학습서의 전설. 아직 유효한가?앱에서 작성

ㅇㅇ(118.235) 2024.11.02 20:03:37
조회 161 추천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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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써낸 영어 학습서 중 최고의 책은 무엇일까? 우리나라 영어교육의 역사를 되돌아볼 때 가장 큰 기여를 한 책은 무엇일까?



수학 학습서를 기준으로 한다면 그 해답은 어찌보면 뻔하다. 수학의 정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어는 조금 복잡하다. 경쟁하던 학습서들이 많기 때문이다. 여전히 교보문고의 영어-영문법-영독해-영작문 코너는 매일 매일 쏟아지는 신간들로 북적북적거리고 있다. 그만큼 영어 시장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몇 년전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해 영어 교육과 학습에 쏟아붓고 투자하는 영어시장 규모가 7조라는 충격적인 결과도 나와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한국인의 영어에 대한 열망은 그만큼 강렬하다. 그러나 그 강렬한 열망은 강렬히 충족이 되고 있는가? 그정도의 엄청난 돈을 퍼붓고 있는 와중에 한국인의 실력은 진보하고 있는가, 아니면 퇴보하고 있는가? 우리의 영어는 어떤 책과 어떤 방식으로 EFL 환경에서 최선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가?



영문법에 대한 못난 열등감과 지적 능력이 결핍된 이들의 조롱으로 문법학파는 처절히 외로운 길을 걸어왔다. 특히 지능이 모자란 이들의 대표적이 선동 "한국인이 영어를 못하는 것은 영문법 때문이다"라는 문구가 대중에게 먹혀들어감에 따라 문법을 열심히 공부하며 무너지지 않는 튼튼한 영어실력을 기르고 있는 수많은 영어학도들이 바보취급 받는 상황까지 나왔다.



이들의 주장은 영어는 그저 단순히 언어이기 때문에 우리는 아기로 돌아가 영어를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문법 공부는 등한시하고 패턴을 몇개 외워서 버터바른 발음으로 주저리 주저리 거리고, 쉽고 평이한 뉴스도 듣고 이해 못하는 청취력을 가지고 미국 드라마를 시청하며 영어 실력이 원어민급으로 가고 있다는 망상에 빠졌다. 이들이 설쳐대던 지난 10년을 회고해봤을 때, 그런 방식으로 영어를 잘하게 된 사람이 한 명도 튀어나오지 못했다는 것은 이러한 그들의 망상이 우리 영어학계에 입힌 상처와 좌절이 그만큼 크다는 것의 방증이되고 있다.



이 부분에서 우리는 각 국립대학의 영어교육과 교수들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사이비 방식이 판치는 와중에 그들은 그저 입을 다물고 침묵하고 있었다. 쇼펜하우어는 생전에 철학과 교수들을 얼마나 필요없는 인간들이라고 힐난했는가. 국민 세금이 녹을 먹으며 각 국립대학에 영어의 고수인 것마냥 꽈리를 틀고 영어 선생들을 배출하고 있다는 영어교육과 교수들은 이러한 비판을 피해나갈 도리가 없다. 단 하나의 정의의 목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여기저기서 문법학파들의 힘겨운 투쟁과 설득만이 지난 10년을 아로새겨왔다. 그리고 그 10년의 피해는 고수란히 미드학파나 패턴 앵무새학파에 선동당해 시간과 돈을 날린 국민들에게로 돌아가버렸다.



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자. 대한민국 영어 학습서 중 최고봉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아마 영어학습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이 자리에 성문 영어 시리즈가 앉아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영어 학습서 판매량에서 이미 수십년의 역사에서 최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고, 성문을 비판하고자 해도 오히려 성문을 사서 봐야 비판할 수 있다는 이 엄청난 영향력은 성문 영어가 우리 영어학습계에 얼마나 큰 포지션을 점유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주요한 근거 중에 하나다. 심지어 새로운 방식으로 영어를 가르쳐주겠다고 설쳐대는 사람들 모두가 우선 비판 타깃을 성문으로 잡는다는 점은 성문의 권위가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사상적 전복을 꿈꾸는 이라면 당연히 두목을 공격해야할 것이 아닌가? 사람들은 알고 있다. 성문이 대한민국 영어의 끝판왕, 두목이라는 것을...



그동안 어떤 사람들이 성문을 공부해왔는가? 아마 손가락으로 발가락으로 셀 수도 없을만큼의 사람이 공부했다.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하여 성프란시스대학에서 예술사 강의를 맡고 있는 김동훈 교수는 반문법학파들이 우세하기 이전 성문 영어가 우리 나라에서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를 다음과 같이 잘 이야기해주고 있다.



"동성고등학교에 입학해서 교과서만 공부하니 담임선생님이 '수학의 정석'과 '성문핵심영어'는 반드시 봐야한다고 채근했죠. 참고서 값을 달라고 부탁했더니 흔쾌히 대답했던 아버지는 근 한 달 만에야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돈을 건네주었습니다."



엄청나게 찢어지게 가난하던 80년대. 그 당시에도 공부를 하겠다던 아들을 위해 없는 돈을 모아 성문 핵심 영어 사라고 아버지가 쥐어준 돈. 그는 그 돈을 받고 성문 영어를 미친듯이 공부하여 서울대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



성문 영어는 이미 2011년까지 1000만부 이상이 팔려나갔다. 대한민국 인구가 약 5000만명이라고 생각할 때 이는 엄청난 숫자이다. 수많은 학습서가 반복해서 출연했다. 그리고는 없어졌다. 그러나 성문 영어는 몇십년째 최정상의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이것이 정말 우연일까? 1000만명이 바보라서 이 책을 사서 공부했을까? 한 시대를 풍미하고 사라진 것이 아니라 여전히 찾는 사람이 있고 여전히 팔려나간다는 것은 이 책의 어떤 점을 논증하는 것일까? 우리는 이와 같은 질문들을 조금은 진지한 자세로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성문이 여전히 유효한가? 유효하다. 왜? 성문은 영어의 핵심을 고루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한국인에게 가장 필요한 영어의 핵심을 기막히게 채집해 보물같은 구문들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처럼 전시하고 있는 것이다. 성문 기본 뒤에 딸려있는 구동사 목록을 보면 이 책은 하나의 회화 영작용 전문 사전의 모습을 보인다. 앞의 문법 핵심 요약 설명을 보면 이 책은 문법서이다. 단문과 장문 독해로 들어가면 이 책은 영미권 지성인들의 목소리가 팔딱 팔딱 살아 숨쉬는 지식체계의 보고가 된다. 성문 영어는 그래서 카멜레온이다. 이 책의 매력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것이다.



어떤 비문법파 바보들은 이 책의 영어 독해 지문이 낡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 말은 영어 원어민들에 대한 모욕이다. 이 책에 실려있는 글 중에 송성문씨가 영작한 글은 없다. 다 모두 영미권 최고의 지성인들의 글을 채집해둔 것이다. 링컨의 글이 낡았는가? 러셀의 글이 낡았는가? I have a dream ~ 을 외치던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저 절절한 외침이 낡았는가? 성문이 모아둔 지문들은 영미권 지성인들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결실이고 그것은 시대를 초월한다. 그렇다면 성문이 낡았다는 너는 왜 피천득의 수필을 국어시간에 멍청하게 읽어대고 있었나? 그것이야 말로 몇십년전 낡은 글인데? 아직도 마틴 루터 킹의 연설문을 읽고 있는 영미권 학생들은 바보들인가? 왜 그들은 낡은 글을 읽고 있는가? 멍청한 이야기는 그만할찌어다.



너도 나도 성문영어 시리즈를 공부하던 시절이 있었다. 심지어 학력고사 시대에는 성문종합을 보던 초등학생들까지 있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그 수준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성문을 그렇게 많이 보던 시절에 비해 EFL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영어 독해 능력이 오히려 추락하고 있다는 이 사실은 현 시대가 성문 영어의 재등장을 요구하고 있다. 요즘 학생들은 EBS 문제집의 영어 지문을 독해하기보단 뒤에 있는 한국어 해설을 외우고 있다. 영어 독해 능력이 급추락하는 이유다. 영어 공부의 정상화가 필요하다.



성문학파 모두는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의 2024년 영어를 바라보며 저 높은 산 정상에서 고고한 학처럼 청명한 공기를 마시며 이를 안타까운 맘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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